영화 박쥐
신부, 뱀파이어가 되다!
병원에서 근무하는 신부 ‘상현’은 죽어가는 환자들을 보고만 있어야 하는 자신의 무기력함에 괴로워 하다가 해외에서 비밀리에 진행되는 백신개발 실험에 자발적으로 참여한다. 그러나 실험 도중 바이러스 감염으로 죽음에
이르고, 정체불명의 피를 수혈 받아 기적적으로 소생한다. 하지만 그 피는 상현을 뱀파이어로 만들어버렸다. 피를 원하는 육체적 욕구와 살인을 원치 않는 신앙심의 충돌은 상현을 짓누르지만 피를 먹지 않고 그는 살 수가 없다.
하지만
살인하지 않고 사람의 피를 어떻게 구한단 말인가? 친구의 아내를 탐하다. 기적적으로 생명을 건진 상현은 그가 기적을 일으킬 수 있다고 믿고 기도를 청하는 신봉자들 사이에서 어린 시절 친구 ‘강우’와 그의 아내 ‘태주’를 만나게 된다. 뱀파이어가 된 상현은 태주의 묘한 매력에 억누를 수 없는 욕망을 느낀다.
태주 또한 히스테리컬한 시어머니와 무능력한 남편에게 억눌렸던 욕망을 일깨워준 상현에게 집착하고 위험한 사랑에 빠져든다. 모든 것을 포기할 만큼 태주를 사랑하게 된 상현은 끝내 신부의 옷을 벗고 그녀의 세계로 들어 간다. 인간적 욕망의 기쁨이 이런 것이었던가.
이제 모든 쾌락을
갈구하게 된 상현은 신부라는 굴레를 벗어 던진다. 살인을 부르는 치명적 유혹! 점점 더 대담해져만 가는 상현과 태주의 사랑. 상현이 뱀파이어라는 사실을 알게 된 태주는 두려움에 거리를 두지만 그것도 잠시, 상현의 가공할
힘을 이용해 남편을 죽이자고 유혹한다.
사랑이란 이름으로 더욱 그를 조여오는 태주. 살인만은 피하고자 했던 상현은 결국 태주를 위해 강우를 죽이기 위한 그녀의 제안을 받아들이는데… 한치 앞을 알 수 없는 이들의 사랑, 과연 그 끝은 어떻게 될까.
박찬욱,
최고의 영화 10년의 설계 끝, 꿈의 프로젝트를 완성하다 2009년 신작 <박쥐>는 독창적인 스토리와 감각적인 영상으로 전세계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이 시대 최고의 감독 박찬욱이 오랫동안 완성하고 싶었던 꿈의 프로젝트이다.
박찬욱 감독은
<올드보이><복수는 나의 것><친절한 금자씨>로 이어지는 전작들을 통해 도덕적 딜레마에 직면한 인물이 구원받기 위해 치열하게 싸우는 과정을 조명, 인간의 실존문제를 끊임없이 탐구해왔다. 그렇다면 ‘신부’, ‘뱀파이어’, ‘살인’의 문제를 들어 윤리와 구원, 폭력의 문제를 그린 <박쥐>는 결국 박찬욱 감독 작품세계 종국의 지향점이라 할 수 있겠다.
휴머니즘의
대표적인 표징이라 할 수 있는 신의 사제가 타인의 피를 섭취해야만 생명을 유지할 수 있는 뱀파이어가 된다는 아이러니는 박찬욱 감독이 다뤄온 ‘죄’와 ‘구원’의 문제를 가장 이상적으로 표현할 수 설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박찬욱 감독은 <박쥐>는 ‘사랑’에 관한 영화일 수 있으며 가장 강조하고 싶은 것 역시 사랑이라 말한다. 항상 그의 작품 속에 남녀 등장인물이 있긴 했지만 <박쥐>처럼 오직 사랑 때문에 예상치 못한 상황으로 몰리게 되는 깊은 멜로는 박찬욱 감독에게 있어 최초의 도전이다.
‘복수 3부작’에 이어 ‘뱀파이어 치정 멜로’라는 새로운 장르로 관객들과 만나게 되는 것이다. 오직 박찬욱 감독만이 할 수 있는 멜로의 거침없는 변주는 <박쥐>가 궁금한 또 하나의 이유이기도 하다.
손익분기점
영화 '박쥐'의 투자 배급을 맡은 CJ 엔터테인먼트 한 관계자는 '박쥐'는 68억원의 순제작비가 들었다. 마케팅비용을 포함한 손익분기점은 정확히 밝힐 수 없다고 말했다. 박쥐는 200만 관객을 넘어섰고 여기에 해외 세일즈가 많이 돼서 그 부분까지 감안한다면 이미 영화 박쥐는 손익분기점을 넘었다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